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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일기/육아일기

채린이 49일차

by ahnne_ 2022. 1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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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기록을 해두면 좋을 것 같아 오늘부터 일기를 써보려고 한다.

저번 주 화요일(11월 1일)부터 남은 출산휴가(5일)를 사용하여 아내랑 채린이를 함께 돌보았다. 하루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르게 반복적이고 단순해 보이는 집안일들과 다양한 변수들을 맞닥 들이며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 모르게 다시 회사에 출근하여 글을 쓰고 있다.

 가장 좋은 성과는 채린이를 혼자 재울 수 있는 방법을 알아낸 것이다. 옆으로 눕히고 죽부인 같이 길다란 베개를 양팔 사이에 껴주면 너무도 귀엽게 베개를 껴안고 자게 된다. 이것으로 자신감을 얻었고 며칠을 아내와 둘이 오븟하게 저녁식사를 하였다. 

 요즘들어 아내와 둘만의 시간이 너무 소중하고 기분이 좋다. 연인에서 전우가 된 느낌이라고 할까. 너무 고생하지만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해주고 힘든 와중에도 채린이에게 화 한 번 안내는 아내를 보며 많이 배운다. 이렇게 나는 더 성숙해지는 것 같다. 그리고 채린이가 토하고 오줌싸고 큰일을 본 현장을 치우고 정리하면서 우리 부모님이 가장 먼저 생각났다. 나 또한 분명 이러했을 텐데 이렇게 건강하게 잘 키워주신 것에, 그 노고에 너무 감사드릴 뿐이다. 말씀은 안 드렸지만 항상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출산 휴가 중 어느정도 패턴을 만들고자 노력했고 그게 잘 되고 있다고 방심하던 어제저녁 드디어 사달이 났다. 밤 10시쯤 모유수유 후 분유 50ml를 주었는데, 이게 소화가 잘 안 됐는지 생떼를 부리기 시작했고 소화를 다 시키고 나니 쌩쌩해져서 잠도 안 자고 멀뚱멀뚱 쳐다보며 발차기를 해댔다. 그렇게 00시가 넘어가고 다시 배고파진 채린이가 방이 떠나가라 울기 시작했다. 

 우리 채린이는 흥분하면 두 눈을 닫고 귀를 막고 소리를 지른다. 무너지는 멘탈을 잡기 위해 쪽쪽이를 주었지만, 너무 흥분하여 쪽쪽이를 빨고 뱉고를 반복하며 엄마의 가슴을 향해 달려든다. 그렇게 급하게 모유를 먹다 게워내고 다시 트림 시키고 울고를 반복하다 결국 새벽 3시가 됐다. 

 새벽 3시, 멈추지 않는 울음에 나오지 않을 것 같은 가슴을 미친듯이 찾는 채린이를 보며 은주가 너무 힘들어 보였다. 원인은 모르겠고 냅다 채린이를 안고 엉덩이를 토닥이며 자장가를 불러줬는데, 이게 먹혔다....??

 그냥..뭔가 맘에 안 들었나 보다 ㅠㅠ 그렇게 바로 5분 만에 잠든 채린이를 꼭 안고 팔 베개를 하여 옆에 눕혔다. 꿀밤을 때리고 싶었는데 막상 옆에서 색색거리며 자는 아이를 보며 흐뭇한 미소와 2시간 30분 후 출근할 내 모습이 교차하며 복잡한 생각에 잠들려는데, 아내가 채린이를 맡아주겠다며 자리를 바꿔주었다. 

 내 생각을 많이 해주는 아내에게 그리고 내적 성장을 일으켜주는 우리 채린이에게 감사한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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